지금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뉴스울산 류윤모 논설실장


브렉시트가 뭔지도 모르고 홧김에 투표를 하고 내가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후회하는 영국민들. 

유로존 탈퇴로 납부해야할  EU 분담금을 복지에 쓰겠다며 사탕발림의 미래로 포장해 선동했던

존슨 전 시장이 “실수였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런 공약 한 바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니 국외자가

보기에도 뻔뻔하기가 이를데 없다. 포퓰리즘의 종착역이 어떤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

례다.

 

브렉시트 여파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융 역외이전 시사, 주가폭락, 국내공장 이전 발표로 인한

큰폭의 일자리감소 등 영국 경제가  혼란상에 직면하자 영국인들도 찬물 뒤집어 쓴 듯 정신이 돌

아온것이다.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앞서 국익에 대한 균형 잡힌 고민이

앞서야 할 무거운 책무가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숙성과 숙려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상호연계와 상

호의존이 갈수록 심화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21세기에 막연한 반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스스

로 고립과 폐쇄를 택한 것은 냉정을 잃은 결과다.

 

국내도 정치인들의 선동에 취업난과 소득 양극화로 살기 팍팍한 젊은 세대가  호응하고 있다. 헬

영국이 브랙시트란 괴물을 만들어냈듯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산물인 소외계층의 박탈감이 불러

오는  헬 조선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낼지  우려된다. 이쯤에서 다수여론이 정의라며 걸핏하면 여론

조사 결과를 들이대는 분별없는 직접민주주의의 폐해도   진단해 봐야 한다.

 

낙오된 소외계층의 좌절감, 분노, 증오를 이용해 자신의 출세 기반으로 활용하거나 정치적 배양

토로 삼는 정치는 나쁜 정치다. 취업난과 양극화, 금수저 흙수저 논쟁, 주택난에 시달리는 30,40의

출구 없는  분노를 당리당략을 떠나  제도권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정치가 정치다워진다.

 

이쯤에서 포퓰리즘의  반면교사로 불리워지는  남미의 진주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잘 살던 5대

경제강국, 아르헨티나가 1달러 미만으로 사는 노숙자들이 500만을 넘을 정도로 우글거리는 빈국

으로 곤두박질 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추락은 대단위농장 중심의 1차 산업을 공업화, 산업화로 이끌어내지 못한 정치체

제의 무능과 국가시스템의 안정성이 낮은 불편한 리더십의 결과다.

  

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금으로 도로포장을 해주겠다고 뻥을 치는  지도자가 있을 정도

로  황금기가 있었다.  돈으로 도배를 하는 것이 벽지를 사서 바르는 것보다 싸게 칠 정도의 살인

적 인플레에 부의 역외유출로 산업공동화를 불러 아직도 극단적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비틀거

리고 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서민들에게 환상과 향수를 불러오는, 부유층에게는 창녀, 서민들에게는 성녀

로 일컬어지는  사생아 출신의 클럽 댄서 가수  후안 페론 대통령 부인 에바 페론의 친서민 선심

성 정책으로 근로의식 저하가 만연한 것도 국가부도에 한몫  단단히했다. 다른 나라들이  절대 따

라가서는 안 될 100년을 뒷걸음친  국가 모델로 추락한 것이다.

지금도 아르헨티나 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는 에바의 노래가 있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우리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정치인들의 말 말 말을. 그런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발뺌할

정치인은 없을지. 마치 제 호주머니 돈이라도 쓱쓱 빼주듯 선악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일부 정

치인들.  하지만 천사의 얼굴로 오는 악마도 있고 악마의 얼굴로 오는 천사도 있는 법.

 

판을 바꾸어 보겠다는 도전이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 그 방향이 사려 깊고 숙려되지

않고는 대의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한다는 경고 시그널을  읽어내야 진정한 리더다.

대중은  갈망하고 있다 진정한 리더십의 출현을. 하지만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를 위

해 헌신할 뿐이다 . 

 

인내심 부족한 국민들의 조급증이 자신들의 이익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정치를 결코 용납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 깨어나지 않는 근시안적 냄비 근성이라면 정치는 허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영국의 브랙시트 사례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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