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보양식 '굴구이'를 찾아 떠난 경남 사천 여행...,
10분만 더 머물러라!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이용하여 최초로 왜군을 물리친 역사의 도시,
항공우주산업, 첨단 항공 산업의 메카 '사천'
2015년 1월 31일, 곁을 지켜주는 사람과 1월의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제철 보양식 '굴'을 찾아 떠난 길위에서 나를 발견하고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발견한다.
우리의 좁디 좁은 마음에 넓은 바다를 들여 놓아
넓은 사랑이 출렁이게 하고
.
살아 있음의 축복을 함께 끌어 안으며
새해엔 우리 더욱 아름다운 말을 하고
.
- 새해 첫날의 엽서, 이해인 -
주말마다 떠나는 여행,
이번 여행은 '바다 옆에서 고요하게 머물러 있다가 오기'를 주제로 정했다.
2015년을 열고 1월의 시작하고 또 1월의 마지막에서 잠시 쉬어 가는 여행지로 사천의 작은 섬으로 떠난다.
사천대교(용현면 →서포면 방향) 2006년 12월 개통!
왼쪽 방향 사천대교 휴게소에서 이순신 바닷길 3코스(토끼와 거북이길 시작점)를 시작으로 왕복 4시간 코스를 천천히
걸어보는 코스도 괜찮다.
느리고 길게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해안도로를 달려 도착한 낙지포 비토 해양낚시 공원(공사중,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비토섬 입구에 있는 사이좋은 토끼와 거북이 조형물
'용궁에서 무사히 탈출한 토끼가 거북이 등 위에서 달을 보고 뛰어 올랐다가 바닷물에 빠져 섬이 됐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작은 섬에서 머물기 위한 걷기를 시작한다.
이순신 바닷길 3코스 토끼와 거북이길(16Km, 4시간)
사천대교 - 사천 휴게소 - 구포마을 - 선창마을 - 비토교 - 낙지포마을 - 비토섬 - 월등도(썰물 시) - 토끼섬 - 거북섬
4시간여의 코스 중 때마침 바닷길이 열려 월등도 입구에서 월등도와 주변 작은 섬에서 잠시 머물기로 한다.
월등도(사천시 서포면 비토리에 딸린 작은 섬)
월등도에는 서너 가구가 살고 있는 듯 하다.
월등도와 토끼섬으로 이어진 해안 산책 데크길과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
토끼섬에서 토끼 흉내를 내보며 동심으로 잠시 돌아가보는 시간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지천으로 석화가 널려 있다.
굴을 돌멩이로 깨어 보니 알이 차 있어 바닷물에 헹구어 먹어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북섬 가는길
한폭의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풍경에 한참을 머물러본다.
거북섬 거북이 등위에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속에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 가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바닷길이 열린 월등도에서 비토섬 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조수간만의 차로 인하여 하루 두번 육지와 연결되고 썰물때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그렇게 한참을 그곳에서 머무르고 제철 보양식, '굴'을 찾아서 낙지포 마을로 간다.
비토섬에서 차를 타고 낙지포 마을 굴구이 거리로 간다.
해안선을 따라 잘 차려진 횟집 두세곳과 비닐 천막으로 만들어진 자연을 벗삼아 굴을 구울 수 있는 구이집들이 있다.
거제, 고성, 마산쪽은 큰 솥에 뚜껑을 덮고 쪄서 먹고, 이곳은 장작불 위에 직화로 구워서 먹는다.
1망 25,000원
이곳의 메뉴는 굴구이, 굴라면 딱 두가지다.
3월까지 굴철이 끝나면 여름엔 장어, 해산물등을 판매한다.
몇번 이용해본 호일에 싼 고구마, 삼겹살, 야채, 밥, 기타 부수적인 것들을 다 챙겨서 온다.
'짜자작', '따다닥' 굴껍질이 튀어 오른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굴은 하얀 거품을 토해내고 뜨겁게 달구어진 석화는 입을 벌린다.
마른 연기 마셔가며 굴 굽는 것도 이색재미다.
이곳은 접시도 없고, 초고추장도 없다. 굴 본연의 맛만을 느끼기 위해서 오로지 굴만 먹는다.
친절하신 주인 아주머니와 두런 두런 바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먹으면 어떤 음식을 먹어도 행복하다.
주인 아주머님께서 크기가 외관으로 보기에도 조금 작은 비토산 굴을 몇개 내어 주시면서 맛을 비교해 보라고 하신다.
고성굴과 비토굴 비교, 여기서 판매되는 굴은 상대적으로 알이 굵은 고성굴이라고 한다.
장작불에서 함께 익어가던 군고구마
굴이 듬뿍 들어간 굴라면(3천원)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까지 즐겨 먹었을 만큼 영양가가 높다.
철분뿐 아니라 칼슘도 쇠고기의 약 8배나 되고 비타민A가 풍부해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므로 고운 피부를 유지해 준다.
이 때문에 고기 잡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지만 굴 따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희다는 말이 있다.
굴은 테두리 검은색이 선명하고 통통하며 탄력 있는 것이 신선하다.
맹물에 씻으면 몸에 좋은 타우린이 다 녹아 나오므로 소금물에 헹구는 것이 바람직하고, 무즙에 넣고 섞듯이 휘저으면
날로 먹기에 좋을 만큼 깨끗해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하루 24시간이 짧다.
저녁 6시에 2015 AFC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이 열리고 시간은 오후 5시를 향해 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두시간이
더 걸린다.
축구도 보러 가야 하는데 아직 한코스 더 남았다는 여행자의 어름장에 "늦으면 자고 가지뭐"라는 대답에서 이번 여행의
해답을 찾는다.
축구보다도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10분만 더 머물러라'
이번 여행의 주제 아니었던가!
사천 와인 갤러리(경남 사천시 곤명면 경서대로)
50여 년 전 인근 진양호의 수위상승에 따라 버려졌던 기차터널을 개조해서 만든 와인 터널로 이곳은 사천의 특산품인
참다래로 만든 와인 저장고이다.
나무와 캘리그라피 글씨의 조화!
open : 오전 10시, close : 저녁 8시, 연중 무휴, 입장료 무료
들어서는 입구에 그려진 와인잔 낙서가 인상 깊다.
작가들의 조각작품 전시공간, 그림 갤러리, 쉼의 공간, 여행중 잠시 마음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연중 18 ℃ 안팎의 일정한 온도 유지로 겨울에는 따뜻하게 쉬어 갈 수 있다.
다래와인 저장소(와인터널 총길이 230m)
빈 와인병으로 만든 하트 조형물
코르크는 매우 가볍고 탄력과 복원력이 좋은 수억 개의 미세한 공기주머니들로 구성되어 있어 통기성과 신축성이 우수하다.
이러한 공기주머니는 압축 밀봉 상태에서 최소한의 산소 공급만을 허용하여 와인의 맛과 향을 개선하며 숙성을 촉진시키고,
와인을 눕혀서 보관하는 것은 와인과 접촉해 팽창되어 공기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고 완벽한 밀봉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르크 마개가 적당히 젖어 있다는 것은 와인이 제대로 보관 됐으며 와인의 상태에 변화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 충북일보 발췌 -
벽면에 전시되어 있는 문명숙 작가의 작품
스위트 와인 한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고 달콤함에 젖는 것으로 여행을 정리해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나태주 -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찾는 여행!
그런 시선으로 바라 보아 주는 사람과 함께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 보자.
얼마전 '강연 100 ℃'라는 TV프로그램에서 어느 여행작가의 강연이 인상적이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면,
10.분.만.머.물.러.라!'
카메라 내려 놓고,
무거운 가방 내려 놓고,
분주했던 마음도 내려 놓고 잠깐 멈추어서 숨가쁜 삶을 견딜 수 있는 쉼표를 찾아 주자.
내 마음에게!
집이 없는 자는 그토록 집을 그리워하는데 집에 들어선 나는 가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글/사진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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