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도화(人面 桃花) - 등려군의 노래

한 청년이 청명절에 혼자 놀러 갔다가 복숭아꽃이 만발한 농장을 찾았다.
몹시 목이 말라서 농장의 대문을 두드렸더니 복사꽃처럼 어여쁜 아가씨가 나와 맞이했다.
물그릇을 가져오는 그 얼굴이 복사꽃처럼 곱고 발그레했다.
몽매에도 그 아가씨를 잊지 못한 그는 이듬해 그날 다시 농장을 찾았다.
복숭아꽃은 예전처럼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대문은 굳게 잠겨있고 아가씨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대문에 시 한수를 적어놓고 떠났다
지난 해 오늘 이 문 앞에서 / 사람 얼굴 복사꽃 서로 비쳐 웃었는데
어여쁜 그 얼굴은 어디 가고/ 복사꽃만 예처럼 봄바람에 피어있네
- 당나라 시인 최호의 ‘ 도성 남쪽 장원에서(題都城南莊’) -
그리운 마음에 그가 며칠 뒤 다시 찾아갔더니 안에서 곡성이 들리는게 아닌가. 무슨 일인가 문간을 기웃거리자 노인이 나와
“ 내 딸이 문에 붙은 詩를 읽고 병이 나서 죽었네”하며 망연자실하는 것이었다.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빈소로 달려가 죽어있는 처녀를 보고 흐느끼며 “ 나 여기 이렇게 왔소. 어서 일어나 보오” 했다. 그랬더
니 처녀가 눈을 뜨고 거짓말같이 되살아났다. 그 후 그는 꽃같은 처녀와 결혼을 했고 얼마안가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올랐
다.
이 시에 나오는 사람 얼굴 복사꽃 (人面桃花)은 복사꽃처럼 어여쁜 꽃같은 처녀를 상징한다.
그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애달픈 사연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쓰이게 됐다. 산천은 의구하되 연인을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도 쓰인다. 등려군이 부른 ‘인면도화’가 바로 위의 시로 만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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