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발자취에 스토리를 입히자.
제주 올레길이라는 생소한 코스가 관광객들을 이끄는 것을 시발로 전국의 산하에 수많은 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누가 뭘로 떼돈을 벌었다더라 하는 입소문을 타고 다같이 노래방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같이 쫄딱
망하고 요즘은 원룸이 돈이 된다카드라, 까짓 10억 은행에 너놔봐야 이자 120만원 밖에 안되는 터
에 원룸이나 한채사서 은퇴후 생활자금으로 삼아야겠다는 흐름이 베이비부머들 사이에 대세를 이
루고 있다.
울산 사회의 이같은 흐름은 너무 과열된 느낌이고 노래방의 재판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 따라
하기 좋아하는 국민성이 3대강과 강변 자전거 둘레길을 급조하면서 각 지차체들마다 단시간에 따
라하기 열풍이 휩쓸고간듯하다.
우리 울산지역만해도 솔마루길을 비롯해 다 헬수조차 없을 정도의 둘레길들이 조성이 돼 있다. 기
왕에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 조성된 길이니만큼 이젠 스토리를 입힐 역사적 코스는 차별화해 관광
객 유치 코스로 새단장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가령 오영수 문학상만 덜렁 시상하고 나면 끝인 오영수 문학 발상지 갯마을 은냇골 등 교과서에도
나오는 단편의 오영수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 스토리 보드를 입히는 작업은 내용있는 참신한 관광객
유치전략이 될 것이다.
월여전 있었던 오영수 문학제 때 외지에서 온 문학인들을 오영수 선생 묘소에 안내하는데 오영수
문학관 관계자나 군청 문화담당자나 묘소 위치를 찾지못해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서 오영수 문
학을 기리는 울산인들의 자세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산에 길을 내고 하는 것은 산림청 등 감독관청의 동의와 허가가 따라야 하는 만큼 우선 쉽게 할 수
있는 회양나무나 코스모스 등의 꽃길 조성이라도 한다면 오영수 선생의 묘소도 못찾는 불상사는
없어질 것이다.
울산과 울주 문화예술계는 내.외지인에게 덜렁 오영수 문학상만 안겨주는 통과의례만으로 끝낼 것
이 아니라 최소한 오영수 문학 발상지에 스토리를 입혀 문화예술계와 초·중·고등학생 등 관광객들
에게 내용있는 순례 코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오영수 문학 코스뿐 아니라 처용암이 있는 처용설화 발상지, 은을암이 있는 박제상 코스의 망부석
일원, 선사문화유적이 있는 반구대,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의 삼포가 동해안 감포라는 작가의 고백
등 찾아보면 스토리를 입힐만한 길들이 많다.
시문을 좋아하는 전통을 지닌 중국인들은 호방한 명시들을 남긴 이백, 두보 등 수많은 시인들의 발
자취를 따라 명시들을 읊으며 시인을 되새기는 강을 따라 문화유적들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굴뚝없는 산업화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문화가 천년만년 울거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된 것이다.
우리 울산도 산업관광과 문화관광을 접목하는 융합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혜안을 가진
리더쉽을 기대해 본다.
류윤모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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