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찾아간 맛있는 이야기...,
산삼 오리백숙으로 몸과 마음의 사랑을 더하다.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질문임에 틀림없다.
- 양귀자님의 '모순' 에서 -
가정의 달 5월이다.
아무리 그래도 어머니의 삶에 예의를 벗어나는 질문을 하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같이 점심 먹어요~!"
통도사 영축산 자락 속으로 한참을 굽이 굽이 돌아 가서야 만날 수 있었던 곳,
내 어렸을적 시골 풍경처럼 고향 냄새가 나고,
멀리 영축산 자락에서 들려오는 아카시아향 오월 냄새가 향긋하다.
'山蔘 마루한'
으뜸가는 사람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순우리말,
우두머리가 될 만큼 으뜸가는 요리가 궁금해지는 곳이다.
요리 연구, 요리 수업, 직접 담그신다는 사장님의 장아찌에 벌써 입안이 구수해져 온다.
떠나기전 미리 전화로 야외 자리에 안고 싶다고 부린 작은 욕심에,
어버이날이어서 특별히 야외 테이블에 차려주신다고 화답하신 사장님의 마음이 감사하다.
자연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어 주심에 '배려' 라는 이름을 붙여본다.
꽃단장을 한 정갈한 음식에 마음은 꽃이 된다.
봄이 된다.
꽃보다 아름다운 봄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상차림 한번 간지럽게 단정하다.
산삼 한뿌리,
각종 한약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아 나는 것이 세상도 정복할 수 있을 듯 하다.
한주전자 30,000원 --> 15,000원
어버이날 특별 할인의 행운을 잡았다.
이렇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앉아 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어색한 'V'자 손놀림에 쑥스러운 웃음이 있다.
그 어색한 웃음속에 사십년이 넘는 세월의 일방통행 어머니의 마음을 엿본다.
사랑하는 마음 담아본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엄마!
사.랑.합.니.다~!
어버이날의 여운이 가시지 앉아 다음날 다시 찾아본 그곳에서 새로운 메뉴를 접해본다.
1인분 15,000원의 연잎 한정식
'아카시아의 향은 그 향기뿐만 아니라 맛 또한 일품이야.
어렸을 때 우리는 대나무의 끝을 적당히 갈라
그 사이에 작은 나뭇가지를 끼워 공간을 만들고
그 사이로 아카시아의 줄기를 넣어 비틀어 꺾어 딴 다음
그 꽃잎을 맛있게 먹곤 했어.
향긋하기가 말도 못해.
그 맛을 모르는 이는 도시 촌놈이야.
촌에서 산다고 촌놈이 아니고 뭘 모르는 녀석을 촌놈이라고 하는 사실을 아니?'
친구가 보내온 편지에서...,
오월의 향기와 어울리는 아카시아 튀김이 향긋하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던가?
더 잘 보려면 가끔은 한발짝 물러나서 그 자리의 시선을 느껴보자.
갚아도 같아도 다 갚지 못할 어머니의 무한사랑을...,
엄마는 쑥쓰러우시다.
그 긴 세월을 살아 오시면서도 아직도 낯설고 새로운 일에 늘 수줍어 하시는 참 좋은
우리엄마다.
정갈한 음식,
정갈한 디저트,
투박한 마음이 한뼘이라도 정갈해지기를 바래본다.
이런 욕심쯤은,
괜.찮.다~!
영축산 자락아래,
느린 마음 가득 채우고 돌아 나와 팍팍한 일상으로 들어 서기엔 아쉬움이 발길을 잡는다.
서운암 가는길,
느리게, 느리게, 느리게 쉬어 가자.
어머니,
당신과 오래도록 이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산삼 마루한 ' 찾아 가는길 :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438-4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pso315
055 381 4346
저작권자 ⓒ 뉴스울산(nunnews.kr)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