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진천' 진천 농다리에서 천년의 세월을 만나다.

천년을 이어온 유산 진천 농다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닯은 한반도 지형 초평호를 걷다.

'생거진천' 진천 농다리에서 천년의 세월을 만나다.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과 내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뛰듯



건너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굴러라 발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 김현승, 새해인사 -



 



음력 정월 초하루 청양의 해가 시작되면서 양력 1월1일에 미루어 두었던 여행을 떠난다.



오라 손짓하는 많은 여행지 중에 한번도 걸음해 보지 못한 지명을 세어 내려가다 숱한 여행길에서 돌아오고 나면



고향의 품처럼 친절했던 충청도 사람들의 인심이 떠올라 최종 여행지로 충청도를 선택하고 천년의 세월을 품고 있는



진천 농다리를 걸으며 시작하는 마음에 '느림'을 보태기로 한다.



 


진천농다리(농교)는 고려초기에 놓여져 1천년의 신비를 지닌 국내 유일의 돌다리로 충북지방 유형 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생거진천'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걷기 위해 떠난길이기에 가볍게 걷기 좋은 코스로 농다리를 건너 천년정 옆 언덕을 넘어 건너편 초평호수를 우측에 끼고



데크길을 따라 하늘다리까지 걷고 하늘다리에서 가벼운 산행으로 쉼터까지 오른 후 농암정 정자에서 초평호와 농다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번더 가슴에 담고 농다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한다.





진천농다리는 생김새가 서로 다른 돌을 얹었지만 작은 낙석으로 다리를 쌓은 방법이나 다리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축조한



기술이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지네 모양으로 곡선을 주어 물의 마찰을 피하고 오래도록 유지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



되고 긴 다리라 한다.




 진천 농다리 교각과 교각의 사이는 0.8M로 자주빛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음에도 견고하여 장마가 져도 다리위로 물이



흐르도록 설계되어 천년의 세월에도 유실되지 않는 축조 기술이 매우 뛰어난 유산으로 동양최고의 돌다리로 알려져 있다.



총길이는 94m, 폭3.6m, 교각의 두께는 1.2m이다.





농다리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지네 모양으로 되어 있다.



28개로 이루어진 돌다리는 별자리수 28수에서 따왔다고 한다. 



전망테크에 올라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데크길을 따라 임도로 올라서면 왼쪽 언덕으로 오르면 농암정 가는 길이고 그대로 언덕을 살짝 넘으면 초평저수지



초롱길(3Km)위 시작과 만난다.





언덕을 넘어서면 충북에서 제일 큰 저수지이자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리는 초평저수지가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왼쪽은 완만한 등산로와 함께 가고, 오른쪽은 저수지를 옆에 두고 걷기 좋은 길을 따라 걷는다.





아직 군데군데 공사중인 초롱길을 호젓이 걷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우측 데크길로 내려선다. 





겨울 바람을 가슴에 담고 걸어가는 길,



겨울 저수지에는 아직 설익은 봄이 녹아 있다.





데크 중간 지점쯤 가면 농암정 가는 등산로와 만나는 갈림길이 나온다.





초평호 친환경 나무 데크길은 경사도가 거의 없어 남녀 노소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길이다.



완만한 데크길을 걸으며 만나는 넓은 호수와 수목이 어우러진 호반의 정취는 가족과 손잡고 걷기에 결코 지겹지 않음을



선물 해준다.





초평호와 진천 청소년 수련원을 연결하는 출렁다리(생거진천 하늘다리 93M)는 약간의 출렁거림이 주는 아찔함도 살짝



느낄 수 있다.





하늘다리위에서 지나온 데크길을 눈으로 따라가니 미끈한 허리라인처럼 선이 이쁘다.





다리를 건너 쉼터와 청소년 수련원 방향에서 바라본 하늘다리



청소년 수련원 왼쪽으로는 두타산(2.7Km), 붕어마을(1.8Km)가는 길이 나 있다.




 하늘다리를 다시 건너 왼쪽 걸어왔던 길을 등에 지고 우측 등산로를 따라 가벼운 산행을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서 바라본 청소년수련원과 하늘다리의 풍경





등산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뒷동산을 오르듯 편안한 산행길이다.



 
'훔칠 땀이 있기라도 한걸까?' 생각이 들 즈음 어느듯 발길은 언덕 쉼터에 오른다.





능선을 따라 조금만 더 걷다 보면 데크길 중간지점에서 농암정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 나오고 다시 언덕을



조금만 더 걸으면 하늘다리 임시진입로 내려가는 갈림길과 만난다.





농다리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바로 만나는 농암정이지만 친환경 데크길과 언덕을 오르면서 땀을 흘리고 걸은 후 



만나니 농암정이 더 뿌듯한 쉼을 허락해 준다.





농암정에서 바라보는 초평호




초평호는 진천 동방의 큰산인 두타산(598m)을 배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손꼽히는 담수량을 자랑하는 큰 호수이다.



초평호의 모습은 용이 한반도를 등에 없고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으로 두타산 산행을 하고픈 충동을 일게 한다.


두타산 삼형제봉에서 초평호를 조망하면 한반도 지형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농암정에서 내려다 본 진천 농다리와 건너편 중부고속도로는 힘차게 달려 간다.





농암정 아래 언덕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인공폭포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去龍仁, 살기 좋은 진천, 명당 터가 많은 용인)의 유래 



옛날에 충북 진천에 살던 처녀가 경기도 용인으로 시집을 갔다.



그곳에서 아들을 낳고 잘 살고 있었는데 남편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다시 진천으로 돌아와 살다 재혼을 해서 아들을 낳고



살게 되었다.



어느 날 장성한 용인의 아들이 자기가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하고 진천의 아들도 자기가 모셔야 된다고 하며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그래서 용인의 아들이 원님께 소장을 제출했다. 원님은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다.



어느 날 원님의 손자가 "할아버지, 무슨 고민 있으세요, 진지도 못 드시고." "네가 알아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래도 말씀해 보세요." 용인 아들, 진천 아들 이야기를 들은 손자가 "할아버지,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동안에는 진천 아들이 모시고, 돌아가시면 용인 아들이 (제사를)  모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원님이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그래서 어머니 생전에는 진천 아들이 모시고, 돌아가신 후에는 용인에 묘를 만들고 용인 아들이 잘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말이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다. '살아서는 진천에 거하고, 사후에는 용인에 거한다'는 말이다.


 



 ‘



농다리 옆에는 50m 간격을 두고 나란히 놓인 S자 모양의 돌다리가 있다.



강물이 일렁거리는 아련한 모습을 바라보며 흐르는 강물처럼 운명을 거스리지 않는 삶을 다짐해본다.



두시간여의 걷기를 마치고 20분 거리에 있는 초평 저수지 반대편에 있는 붕어마을로 향한다.




초평 붕어마을(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초평저수지 주변에는 붕어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스무 곳이 넘고 지난해(6회)까지 붕어찜 축제가 열렸다.


  


붕어찜에 들어가는 우거지를 직접 말리고 있는 고향집(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로)



약재 달인 물과 직접 재배하거나 시골 손맛이 베어 있는 밑반찬들이 가게 이름만큼이나 고향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붕어찜은 1인분 1마리를 기준으로 大자와 中자 가격의 차이는 붕어의 크기라고 한다.


*붕어 : 다른 생선보다 단백질, 칼슘, 철분이 많아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지방이 적고 불포화 지방산이 있어서 동맥경화나 고혈압에 특히 효능이 있고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생거진천'


마음이 넓어지는 곳,


몸이 향기로워 지는 곳,


생경한 이름의 충북 진천여행은 한동안 가슴에 여운으로 남아 사람들에게 좋은 여행지로 떠벌리게 될것 같다.


살기 좋은 곳, 살고 싶은 곳!


'생거진천'의 의미를 깊이 담아 언젠가 여행자의 발길을 다시 돌리게 만들 힘을 지닌 곳이다. 


 


 글, 사진/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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