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가운데에서 뒤늦은 순매원의 매화이야기를 하다.
양산시 원동 순매원의 봄!

매화는 그 자태보다 더욱 귀한 것이 향기이다.
매화의 향기는 코로 맡는 것이 아니다. 귀로 듣는 것이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만큼 마음이 잔잔해져야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 떠남과 만남에서, 구본형 _
개나리가 필 때, 목련이 필 때, 매화가 필 때, 벚꽃이 필 때 그리운 곳들을 기웃거리지 않으면 계절 내내 몸살을 앓는 특이한
유전인자를 지닌 여행자는 성급하게 봄을 만나러 간다.
해마다 봄이 먼저 와서 수줍게 우리를 부르는 곳, 양산시 원동 순매원
봄꽃 향기 맡으러 오라 손짓하는 몸짓에 엉덩이가 덜썩 덜썩 분주하다.
먼 기적소리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 멀리 낙동강 줄기따라 흐르는 잔잔한 물결소리를 벗삼아 두런 두런 향기가 피어 오른다.
매화향 맡으며 소박한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조차도 즐겁다.
몇해전까지만해도 1,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판매되었던 국수, 지금 오른 가격이 2,000원이다.
여전히 착한 가격의 국수가 사람들의 몸속까지도 행복하게 해준다.
국수안에 녹아 있는 매화향기가 몸속 구석구석을 향긋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화가의 그림속에도 봄이 들어 있고 바라보는 사람도 함께 봄속으로 빨려 들어 간다.
'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던가.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어느 부부의 모습에서 오랫동안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해 본다.
이맘때 양산시 원동 순매원에서는 작고 소박한 매화축제가 열린다.
주말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 행렬로 매화꽃보다 사람과 차량수가 더 많을지도 모르겟다.
하지만 귀로 듣는 매화향, 먼기적 소리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소리, 2천원의 착한 국수 한 그릇의 그 소박함을 누리지 못하면
일년 내내 병이라도 날 듯 해서 느릿느릿 기어가는 여행길조차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향기가 후각적 대상이 아니라
내면적 마음의 흐름에 실림으로써
비로써 향기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꽃향기 그윽한 봄,
향기나는 사람이 그리워져 오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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