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강 산책로



동천강 산책로


여성적인 곡선미가 압권






동천강 산책로








햇빛이 예각으로 쏟아져 내리는 동천강 산책로로 접어들면 잿빛 우울했던 기분이 말끔히 벗겨진다.은비늘 반짝이는 강물은 쉬임없이 사람사는 마을의 애환을 실어나른다.

싱싱한 여인들의 체취가 기분좋게 코끝에 스치고 건장한 사내들이 건각으로 거니는 태화강 연결 동천강 하부 산책로는 요즘 새로 생긴 조깅코스다.

간 밤 비에 씻긴 초록 위로  날아오르는 새떼들. , 폴리우레탄 바닥의 푹신함이  기분 좋게 전해오는 녹색, 자줏빛 길의 머플러를 풀어 놓은듯한 곡선미가 압권이다.

사람들이 거니는 모습이 마치 녹색, 자주색 긴 꽃대궁에  달린 매화꽃 같이 어여쁘다. ‘사람이 꽃보다 ....’란 말이 실감이 난다. 태화강이 모래톱도 없는 남성적인 직선미라면 동천강은 여성적인 곡선미다. 직선의 상징은 속도지만 곡선은 느림과 여유다.

최근들어 느림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슬로시티니, 제주도 올레길이니 지리산 종주도로니 하는 트래킹 코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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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옆구리에 끼고 거니노라면 징검다리도 있고 백로, 청둥오리같은 철새떼를 만날 수 있다. 깨끗한 모래의  투명한 강바닥을 들여다보면 자,가옷은 됨직한 단검같은 숭어, 누치, 버들치같은 민물고기들이 은비늘을 번뜩이며 유유히  유영한다.

강가로는 전어새끼들이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마치 점심시간에 몰려다니는 김기택의 시 ‘사무원’을 연상케한다. 고운 모래톱에는종종거리는 물새발자국들이 뇌리에 찍혀,  넋놓고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눈자위에 졸음이 몰려온다.

하류에는 요즘  물반 고기반, 강태공들 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낚싯대를 드리운 여자들이나 어린이 낚시에도 걸려드는  바보고기들로 인해 연방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머리를 감는 수양버들 아래 한떼의 초등학생들이 생태학습을 나왔는지 인솔선생님의 주의사항을 듣고있다.

일요일이면 자녀들과 김밥을 싸들고 동천강에서 산책도 하고 민물고기 이름도 가르쳐주고 백로, 청둥오리같은 철새를 디카에 담아 가족 블로그에 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변변한 이동수단이 없던 조선시대의 길은 소금짐이나 괘나리봇짐 지고 장사를 하러 넘나들거나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보러 가는 길이지만 오늘날의 길은 교통수단에서 진화하여 레포츠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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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패러글라이딩이나 헬기를 타고 동천강 산책로를 촬영한다면 구비구비 흘러가는 강변을 따라 곡선미를 살려 조성한 길이 얼마나 유려할 것인가.

도시인들이 쉬는 날이나 저녁을 먹고 난후 건강을 다지는 산책로는 건강지킴이 역할까지 톡톡히 하는 셈이다. 동천강 산책로에 가면 덤으로 시골스러움까지 만날 수 있다.

뉴스울산 (newsuls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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