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그 기차 여행

낭만의   그   기차 여행





▲ 류윤모 논설실장

ⓒ 뉴스울산
여행은 속도의 노예가 되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일상을


새롭게 재구성하기위한 개개인의 작은 혁명이다.


 대나무가 거침없이 치달리다가도 중간 중간에 매듭을 짓는 함의는


자칫 허약해지기 쉬운 생에 단단한 마디를 두는 것.


소파 가로 본능의 메너리즘에 젖은 구각을 깨는,


멀리 떠나 내 안을 골똘히 직시하는 여정.


집 나서면 개고생이라지만 때론 사서 하는 고생도 감미롭다.


여행을 준비하는 아침이면 이옷 저옷 입어보며 거울 앞에서 부산을 떨고


모자도 한번 얹어보고 안 쓰던 썬글라스도 꺼내어 걸쳐보며 한껏 멋을 부려본다.


오래 전에 화석화된 심장도 덩달아 두근 두근 설렌다


 


오래전부터 ‘열심히 일한 당신! , 떠나라!’ 는 카피의 주인공이 되어


숨 막히는 현실을 뒤로하고 훌쩍 떠나는 무한대의 자유를 꿈꾸었었다


찌는 듯한 여름과 응전하는 , 흙먼지 나는 시골길을 地氣가 잘 먹어주는 낡은 바지를 입고


하염없이 터벅터벅 걷는 국토 대 종주나 평상복 그대로 간이역을 한줄기 쓸쓸한 바람이 되어


서성이는 행려의...


 



해묵은 흑백필름을 되감아보면 기차여행의 낭만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덜커덩 덜커덩 덜커덩 ~~ 기차의 분절음에 기대어 맥주가 잇어요. 땅콩이, 사이다가, 오징어가 ....


하는 ,잠을 횡단해가는 홍익요원의 수레소리에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며 .....


경부선 열차에 몸을 싣고 四圍가 잠든 깊은 밤 상행선 대전역 쯤에 기차가 잠시 정차 중 ,


화장실 같다오고 부리나케 가락국수를 후루룩 걸어 넣다보면 기차는 주춤 주춤 떠나고 포기할 수 없는


맛은 덜미를 잡고 따라오고...


승용차가 라이프 스타일의 대세가 되고부터는 이런 낭만과 여행이 뒷전으로 밀려 버렷다


궁극적으로 예술 중 문학은 해묵은 추억의 창고에서 하나씩 끄집어 내는 것


 



부산 부전역 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


무궁화 호- 구 새마을 호 동급이라는, 냄새나고 느려터진 완행 열차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는 ,


 격세지감을 느끼리만치 현대화된 시트의 좌석배치와 거침없는 속도감이 낯설었다


동행한 옆의 벗과 가벼운 정담을 나누다 차창 밖으로 시선을 던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낯선 풍경들.






▲ 부산 자갈치시장

ⓒ 뉴스울산


여행지에서는 햇빛도 더 강렬하게 쏟아지는 듯,


늘 함께하던 친구의 얼굴에도 환한 광배가 서린 듯 하다


부전 역 하차. 남포동으로 이동, 용두산 공원을 거쳐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구이 정식으로 권커니 자커니 점심


( 배꼽에 점을 찍는 다기엔 다소 넉넉한 점을 찍고 )식사를 마치고


책방골목을 섭렵하고 깡통시장 국제시장을 누비며 싼 것 몰이 쇼핑, ,


 


얄팍한 지갑 사정에 염가 쇼핑의 쏠쏠한 맛도 즐기면서 아마도 사람살이의 현장을 피부로 느껴보고 문


학과 현실이라는 두 개의 프리즘으로 낸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페키지 여행처럼 시간에 쫒기는 우루루 몰려 다니는 규격화되고


틀에 박힌 여행보다는 발길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의 뚜벅이 여행은 세상의 이면을 속속들이 발길


로 읽어내기엔 현실적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배낭족들의 지구촌 탐방이 새로운 갈래의 여행이라지 않는가






▲ 부산 감천마을

ⓒ 뉴스울산


아마도 먼 훗날 더 나이들어서 회고해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고들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대의 해산물 집하장이자 역사성을 간직한 자갈치시장과 아직도 신발 산지로서의 영예를 포기


하지 않고 있는, 피란민들의 억척같은 삶이 일구어낸 물산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현대판 기적 국제


 시장 .


그리고 벽화로 유명한 예술의 성지 ,감천 문화마을을 둘러보며 사람살이를 피상적이 아닌 웅숭깊은 마


음의 눈으로 들여다보며 창작의 배양토에 씨앗이 움트는 치열한 생산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글/류윤모 논설실장


류윤모 (rym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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