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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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처럼 긴 목을 한껏 빼고 소식을 기다리는 강아지풀이

우체통의 애틋한 심정을 대변한 듯 해 렌즈에 담았던 이미지입니다.

우리는 평생을 기다림과 동행하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군대에 간 연인을,

먼 곳으로 유학 간 자식을,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는 남편을,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오르기를,

오디션을 본 연예인 지망생이 합격자 발표를.

심지어 식사 때는 밥솥 스위치를 넣고 뜸이 들기를 기다리는 등...

실로 많은 기다림이 일상 곳곳에 공기처럼 베여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연서를 보낸 후

답장을 기다리는 순간은 애간장을 태우고도 남음이 있죠.

저는 아주 오랜 전에 아마추어무선사 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한 달 정도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며 마을 어귀에 시선을

고정했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답니다.

우체통

우리에게 아련하게 자리한 기다림의 상징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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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수기자 (hl5bh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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