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삼릉숲을 가다

사진을 하는 이라면 넉넉한 여백에 액자 한 점 걸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늘 그 자리에 있어도 질리지 않는 사진은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은 소나무 사진이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에 소개된 '미스터 선샤인'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 속에서 어린 유진이 살기 위해 도망가던 그 숲
유진이 멋지게 말을 타고 달리던 그 숲
그 숲이 경주 삼릉 숲이다.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능이 모여 있는데, 이곳을 삼릉이라 부른다.
삼릉에서 개울을 건너면 55대 경애 왕릉이 있다.
삼릉과 경애 왕릉을 둘러싸고 있는 송림을 흔히 삼릉 숲이라 한다.
안개 자욱한 새벽이면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안개가 매일 끼는 것은 아니다.
안개 사진을 찍으려면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늘 나는 사진적인 시각으로 “경주 숲”을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사진은 과학이다.
흔히들 사진은 작가의 생각을 담는다. 하지만 이곳 사진은 일기가 받쳐줄 때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삼릉의 안개는 봄, 가을에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하여 비오고 난 다음날 습도 85%이상이면 출발한다.
물론 "일기" 라는 것이 데이터만의 수치 값만이 다는 아니다.
아무도 깨이지 않은 새벽이다.
삼릉 숲을 "왕의 정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적 드문 시간 가로등 불빛에 투영된 안개 빛을 잡기 위해서 무수한 셔터의 몸부림을 쳤었다.
“분명 그랬다.”
“왕의 정원에는 정지된 순간의 적막함 이다.”
“새벽을 여는 푸른빛 그리고 셔터 소리에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푸른빛이 걷히고 안개가 춤을 추는 시간이다.
적막을 깨우는 셔터음속... 희열에 찬 눈동자들....~
왕의 정원에 초대받은 자들의 축제시간이다.
안개는 춤을 추었다.
갈라진 빛 사이로 커튼을 드리우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그어대는 화가의 붓놀림을 보았다.
"뚝뚝...~ 떨어지는 먹물은 이내 새가 되어 날아 갔다."
고요한 숨결 같은 정원에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아침햇살 찬란한 숲으로 변했다.
햇살 받은 소나무...
검은빛에 돌아가는 굽은 소나무 ...
카메라 조리개를 잔득 열고 정령의 신음소리를 나는 들었다.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십여 년 와도 오늘 같은 안개 빛은 처음이여...~” .
이 한해 가기 전 세상 모든 짐 내려놓고 "왕의 정원"으로 독자여러분을 초대해 본다.
<경주 삼릉 숲 /뉴스울산 =윤원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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