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황토전문화체험마을'



북구 강동 구국도 7호선을 따라 어물동마애여래좌상 방면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쭉 뻗은 신작로 좌우로 듬성듬성 마을이 보인다.


고요한 마을의 정적을 깨 듯 한켠에서는 굉음을 울리며 굴삭기가 열심을 땅을 헤집고 있다.


변화의 바람이 산골마을에도 조금씩 불고 있다.


이곳은 얼마 전 북구 마을기업 제3호로 지정된 황토전마을이다.


구릉 위에 살포시 앉은 작은도예방이 이 곳의 변화를 진두지휘하는 야전사령부격인 마을기업 대표 이영화(52)씨의 거처이자 작업실이다.


황토전마을은 현재 오는 5월말 영업을 목표로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부산이 고향인 이 대표는 12년전 이 곳으로 들어와 현재 도자기를 이용한 등과 생활자기 등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그녀는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이 곳 풍경을 본 뒤로 머리속에서 계속 잊혀지지 않아 무작정 들어와 산 게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얼마나 좋았으면 단 몇 일만에 지금의 가게 터를 계약한 이 대표는 깜짝 놀라고 말했다.


자신의 땅에 무덤이 있는 줄도 모르고 덜컥 산 탓에 한 동안 무서움에 떨어야 했다. 그만큼 이 곳은 자신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도자기를 만들며 틈틈이 강의를 하는 등 도예가로써 본업에 충실했지만, 그녀의 가슴 한 구석은 늘 뭔가 허전했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결합한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이 널려있음에도 점점 쇠락해가는 마을을 보며 2% 부족하다는걸 느꼈다.


그녀는 ""지역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마을의 풀 한 포기까지도 전부 다 아름다워 보였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인근의 문화재와 먹거리 등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한 자리에 다 갖춰져 있다"며, "처음에는 이런 얘기를 하면 외지인이 뭘 아냐고 구박도 당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차츰 그녀의 진심을 안 마을주민들이 한 두명씩 동참하며 전체 주민 가운데 절반인 15가구에서 마을기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마을기업은 한마디로 마을전체를 체험마을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는 '황토전문화체험마을'이다.


이미 자신의 도예방과 인근 천연염색, 전통된장을 소재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기다 추가로 문화재인 ‘어물동마애여래좌상’을 활용한, 기념품 개발 또한 그녀의 히든카드다.


이런 사업계획은 앞서 울산시의 마을기업 선정 평가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충분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전통 도자기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 천연염색 및 전통 된장만들기 체험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매우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거기다 지역 노인들과 마을에서 난 시래기를 이용해 된장찌개를 직접 끓여 먹을 수도 있어, 가족단위의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작은 체격에 여리게만 보이는 외모와 달리 마을기업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뿐 아니라, 그 뒤에 숨은 리더의 자질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처음 운명처럼 다가온 황토전마을이 지금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민과 합심해 마을기업 정착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황토전문화체험마을은 도시인에게 편안한 휴식과 더불어 잊고 지낸 고향의 향수를 전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민수 (nu_kms@nu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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