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세월의 향기를 품은 울진 금강송 숲길을 걷다.

세월이 숨겨둔 비밀의 숲길, 가려진 길...

500년 세월의 향기를 품은 울진 금강송 숲길을 걷다.


'여행'은 자유다.


그리고 일상은 우리가 매여 있는 질서다.




질서(일상)에 지치면 자유(여행)를 찾아 떠나고,


자유(여행)에 지치면 다시 질서(일상)로 되돌아 온다.



- 구본형, '떠남과 만남'에서 -






ⓒ 뉴스울산


'울진 금강송 숲길'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한 '사전 예약 탐방 가이드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숲길은 4구간을 나뉘어져 있는데 1구간은 13.5km

이며, 2010년7월 개방하였고, 3구간은 16.3km로 2011년 9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2,4구간은 , 1,3구간은 인터넷 예약을 통해 각 구간별 80명만 탐방 가능하며 숲해설가를 동반한

가운데 입장할 수 있다.


허가 없이 입산할 경우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정보도 알아

두자.


오래도록 보존하고 가꾸어야할 보물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결코 불편하지만은 않을

뿐더러그저 감사할 뿐이다.




500년의 세월을 품은 세월의 향기,


비밀의 숲길,


가려진 길,


그 길이에서는 구간별 80명의 선택된 자만이 신록을 가질 수 있다.


신록이 푸르른 날, 짙은 녹음을 만나러 선택된 자의 걸음을 나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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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까지 소광리 금강송 펜션 십이령 주막 운동장에 모여서 출발하기전 살림청에서 나오신


가이드와 준비체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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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광2리 금강송 펜션을 왼쪽에 두고 십이령 고갯길을 넘어가기 위해 마을 오른쪽 초입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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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 숲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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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간은 십이령 열두고개중 두개의 고개(재)를 넘어간다.


마을 초입 언덕을 10여분 올라서면 첫번째 고개인 저진터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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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와 왔는지, 왜 왔는지, 어떤 목적을 두고 왔는지, 무엇을 기념하기 위해 


왔는지 서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같은 길을 걷기 위해 같은 날 같은 마음으로 모인


22명의 사람들은 짧은 눈인사로 어색함을 애써 떨치고 '동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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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의 길,


보부상의 길,



울진에서 생산되는 미역 소금, 해산물등을 이길을 넘어 안동, 봉화로 가져가 담배, 대마, 콩 등으로


물물교환하여다시 넘어와야 했던 길!


발자욱을 남기기가 미안할 정도로 아늑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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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굽이 돌아, 때론 지치고, 때론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깔려 있었던 그 길,


그 언덕, 그 고갯길에서 선조들의 애환을 가만히 느끼며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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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땀을 훔칠 즈음 두번째 고개인 너삼밭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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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삼밭재에서 십여분 정도를 더 걸어가면 보부상들의 짐보따리 대신 간식거리로 채워진 베낭을


잠시 풀 수 있는 경계 지점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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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부터는 다른 가이드님의 안내를 받는다.


연세가 지긋하신 두 어르신의 나뭇잎 이야기가 정겹다.


잎이 아홉개로 갈라진 단풍을 '장단풍'이라 부르면 데이트 할때 유식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귀뜸도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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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으로 가득찬 숲길, 눈을 크게 뜨고 고개만 돌리면 끊임없이 피톤치드를 공급해주는 금강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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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령 두고개를 넘고 임도를 잠시 걷다가 징검다리를 건너 초소에서 새로운 가이드님의 안내를


받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들은 자연과 내가 하나되는 공존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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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는 후미 낭만조도 없고, 꽤병 부릴 여유도, 샛길도 빠질데도 없고,


짧은 일,이분의 휴식시간에 함께 호흡하고 또 함께 떠나야 한다.


심지어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일수도 없다.



* 주의사항 - 산나물 뜯는거 안돼요, 음주 절대로 안돼요, 담배 피우면 안돼요,!


"혹시 배낭에 술이 있거든 차에 두고 탐방이 끝나고 와서 마시라"고 말하던 가이드님의 쩌렁한


목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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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호흡을 고르고 숲에서 들려 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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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발길에 담고 길위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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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땀을 훔치고 호흡을 하고 솔숲이 전해오는 잔잔한 이야기에 이룰 수 없었던 첫사랑의


추억이 그 길위에, 금강송 붉은 껍질 사이로 새겨지는 듯 발바닥이 욱씬해져 오기 시작한다.



첫사랑도 늘 그렇게 욱씬 아팠던것 같은 기억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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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깨쉼터에서 준비해온 첫 간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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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겅을 닫는 사이 가이드와 일행은 또 저만치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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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여분만 걸으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기 전에 힐링하는 자의 자세 미션을 수행해본다.


먼저 소나무를 가만히 안아주고 마음을 담아 소나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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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맞추어 주고 소나무가 전해오는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 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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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 다리를 건너 올라서면 밥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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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1인 6,000원)은 탐방 예약할 때 인터넷으로 미리 인원에 따라 신청하면 된다.


울진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 장아찌,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손두부, 시골 냄새가 나는


소박하지만 풍성한 행복 만찬이다.


동네 어르신의 정성과 건강 가득한 밥상은 한끼 육천원이 결코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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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에 다시 다른 숲체험 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며 1시간여 가량 금강송의 우수성,


보존 사업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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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소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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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후에 후손들이 꺼내볼 수 있도록 2005년 11월 11일에 문화재 목조 건축 수리 복원에만


사용한다는 글을 담아 묻어둔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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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의 우수성에 대해 비교 설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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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이상의 세월을 품은 신송(미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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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 , 연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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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을 나오기 전에 다시 안아주고, 말걸어주고, 말들어주고, 가만히 속삭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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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숲길을 내려서 돌다리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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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된 길 외에는 출입도 안되고, 낙오도 안되고, 오로지 '함께' 가야 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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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시간동안 길위에 서 있으면서 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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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오줌풀] - 지천으로 널려 있었지만 그 길 위에서 처음 알게 된 이름이다.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종달새는 갇혀 있다 하더라도 그렇지 않다.


종달새는 푸른 숲, 파란 하늘, 여름 보리를 기억하고 있다.


그가 꿈을 꿀때면, 그 배경은 새장이 아니라 언제나 넓은 들판이다. 




- <인연>중 종달새, 피천득 -


 


떠났다가 오면 늘 몸살이 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상을 더 사랑하기 위한 행복한 몸살!!


낯선 이방인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안에서 걷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같은날 같은 장소에 모여 동행이 되어 걷는다.


그렇게 결국은 돌아오고야 마는 일상에서 한동안 지독한 몸살을 앓기 시작할 것이다.


 

뉴스울산 (newsuls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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