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이 강물처럼 흐르는 울산

‘문화’라는 단어의 가치는 실로 다양한 갈래로 분화되어 가는 중이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고급문화는 물론 노래방 문화니 성문화까지 들먹이며 형이하학의 바닥까지 내려가 있는 판이니 원래의 그 형이상학적인 개념 찾기부터 해보기로 한다.
문화재, 문화유산이라 하면 선조들이 꽃피운 보존가치가 있는 전래의 유적이나 유물 또는 무형의 가치를 뜻한다.
오늘날 우리는 만연한 배금주의 풍토와 오로지 건강지상주의, 웰빙이라는 상술 냄새가 다분한 마케팅 신드롬에 온 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잘 먹고 잘살고 흥청망청, 쾌락지향으로 살다가 패망한 소돔성의 최후 같은, 향락이나 말초적 쾌락의 끝은 결국 공허와 허무일 수밖에 없다.
자연사적인 삶은 원컨 원치않건 간에 화무는 십일홍이요 유한한 병들고 시들어 죽는 수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 무진 애를 썼지만, 천하를 쥐락펴락했던 그도 결국 생로병사의 공식을 피해갈 수 없었다.
따라서 즐기며 살다가 한 마리 벌레처럼 죽는 것은 허무하다는 각성에서 뭔가 남겨야겠다는 선각적인 사람들이 각고로 남기고 간 것이 문화유산이다.
장졔스 총통이 인민해방군에게 밀려 본토인 중화대륙을 포기하고 대만으로 퇴각할 당시 무수한 금은보화를 포기하고 수십만 점의 문화재만을 싣고 떠났다는 유사가 전해온다. 당시 장졔스 총통이 했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돈은 또 벌면 되지만 문화재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냐.”결국, 그렇게 퇴각한 중국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중국집이란 이름의 요릿집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장졔스 총통의 혜안은 문화재를 대거 대만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종주국이란 자존심까지 지켜냈던 것이다. 이렇듯 가치 있는 고급의 문화를 향유하면 호모 사피엔스로서의 품격이 올라가는 느낌이 생기고 공연을 본 여운이 길게 남는다.
스트레스 해소라는 명목으로 자주 찾게 되는 노래방이나 주점에서 이루어지는 밤 문화는 질탕하게 먹고 마시고 즐기는 뒤끝은 씁쓸하고 인간의 심성을 황폐하게 든다. 한끝 차이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 울산도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얼굴에 윤기가 흐르면서 번 돈을 주체하지 못해 고깃집이 불야성을 이루었고 노래방은 2차 순례코스였다. 하지만 고기도 자주 먹으니 물리고 노래방을 가도 그 노래가 그 노래, 식상하게 되니 좀 더 다른 것, 뭐 삼빡한 것 없나 찾는 생수 같은 흐름이생겨 났다. 요즘은 다양한 모임의 뒤풀이에서 자연스레 시낭송가들이 나와 분위기에 젖어들게 하는 시낭송 물결이 일고 있다.
성장을 하고 나온 시낭송가들의 청아한 음성과 분위기 있는 맵시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다 보면 잊고 살았던 연정이 움트게 된다. 하지만 좀 아쉬운 점은 친소 관계보다는 전문가들로부터 엄선된 격조 있는 시들이 대중에게 선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 울산도 질탕하게 부어라 마셔라 문화에서 한 발짝 벗어나 시낭송, 연극, 악기연주, 시 창작, 목공예, 도자기 빚기,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갈래의 문화예술이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강물처럼 흐르는 미래의 울산을 염원해 본다.
글/류윤모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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