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그 기차 여행

새롭게 재구성하기위한 개개인의 작은 혁명이다.
대나무가 거침없이 치달리다가도 중간 중간에 매듭을 짓는 함의는
자칫 허약해지기 쉬운 생에 단단한 마디를 두는 것.
소파 가로 본능의 메너리즘에 젖은 구각을 깨는,
멀리 떠나 내 안을 골똘히 직시하는 여정.
집 나서면 개고생이라지만 때론 사서 하는 고생도 감미롭다.
여행을 준비하는 아침이면 이옷 저옷 입어보며 거울 앞에서 부산을 떨고
모자도 한번 얹어보고 안 쓰던 썬글라스도 꺼내어 걸쳐보며 한껏 멋을 부려본다.
오래 전에 화석화된 심장도 덩달아 두근 두근 설렌다
오래전부터 ‘열심히 일한 당신! , 떠나라!’ 는 카피의 주인공이 되어
숨 막히는 현실을 뒤로하고 훌쩍 떠나는 무한대의 자유를 꿈꾸었었다
찌는 듯한 여름과 응전하는 , 흙먼지 나는 시골길을 地氣가 잘 먹어주는 낡은 바지를 입고
하염없이 터벅터벅 걷는 국토 대 종주나 평상복 그대로 간이역을 한줄기 쓸쓸한 바람이 되어
서성이는 행려의...
해묵은 흑백필름을 되감아보면 기차여행의 낭만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덜커덩 덜커덩 덜커덩 ~~ 기차의 분절음에 기대어 맥주가 잇어요. 땅콩이, 사이다가, 오징어가 ....
하는 ,잠을 횡단해가는 홍익요원의 수레소리에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며 .....
경부선 열차에 몸을 싣고 四圍가 잠든 깊은 밤 상행선 대전역 쯤에 기차가 잠시 정차 중 ,
화장실 같다오고 부리나케 가락국수를 후루룩 걸어 넣다보면 기차는 주춤 주춤 떠나고 포기할 수 없는
맛은 덜미를 잡고 따라오고...
승용차가 라이프 스타일의 대세가 되고부터는 이런 낭만과 여행이 뒷전으로 밀려 버렷다
궁극적으로 예술 중 문학은 해묵은 추억의 창고에서 하나씩 끄집어 내는 것
부산 부전역 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
무궁화 호- 구 새마을 호 동급이라는, 냄새나고 느려터진 완행 열차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는 ,
격세지감을 느끼리만치 현대화된 시트의 좌석배치와 거침없는 속도감이 낯설었다
동행한 옆의 벗과 가벼운 정담을 나누다 차창 밖으로 시선을 던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낯선 풍경들.
여행지에서는 햇빛도 더 강렬하게 쏟아지는 듯,
늘 함께하던 친구의 얼굴에도 환한 광배가 서린 듯 하다
부전 역 하차. 남포동으로 이동, 용두산 공원을 거쳐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구이 정식으로 권커니 자커니 점심
( 배꼽에 점을 찍는 다기엔 다소 넉넉한 점을 찍고 )식사를 마치고
책방골목을 섭렵하고 깡통시장 국제시장을 누비며 싼 것 몰이 쇼핑, ,
얄팍한 지갑 사정에 염가 쇼핑의 쏠쏠한 맛도 즐기면서 아마도 사람살이의 현장을 피부로 느껴보고 문
학과 현실이라는 두 개의 프리즘으로 낸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페키지 여행처럼 시간에 쫒기는 우루루 몰려 다니는 규격화되고
틀에 박힌 여행보다는 발길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의 뚜벅이 여행은 세상의 이면을 속속들이 발길
로 읽어내기엔 현실적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배낭족들의 지구촌 탐방이 새로운 갈래의 여행이라지 않는가
아마도 먼 훗날 더 나이들어서 회고해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고들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대의 해산물 집하장이자 역사성을 간직한 자갈치시장과 아직도 신발 산지로서의 영예를 포기
하지 않고 있는, 피란민들의 억척같은 삶이 일구어낸 물산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현대판 기적 국제
시장 .
그리고 벽화로 유명한 예술의 성지 ,감천 문화마을을 둘러보며 사람살이를 피상적이 아닌 웅숭깊은 마
음의 눈으로 들여다보며 창작의 배양토에 씨앗이 움트는 치열한 생산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글/류윤모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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