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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볕 좋은 날 한지 亞字 창을 바르며
  
  글쓴이 : 뉴스울산     날짜 : 16-11-16 18:07    

 류윤모 논설실장/

아침저녁 한기마저 느껴지는 가을 초입, 볕 바른 날을 택일해 창호지를 바른다. 북풍한설 몰아칠 겨울맞이  채비다.
조심조심 한지창의 돌쩌귀를 엇갈려 떼어 봉당 앞에 비스듬하게 눕혀놓고 냉수를 한입 머금어 푸, 푸우 뿜는다. 물에 흠뻑 젖어 잘 붙도록 두었다가 구멍 나고 때 묻은 한지들을 일일이 떼어낸다. 마치 한해의 찌든 때를 벗기듯 말끔히 벗긴다.
마당 한 편에서는 작은 냄비를 걸어놓고 밀가루를 풀어 뭉근하게 죽을 쑨다. 잘 마른 亞字 창에 풀을 바르고 두 사람이 양끝을 잡고 새 한지를 펴서는 안팎 풀칠을 하여 붙인다. 떼놓은 亞字 창 네 짝 문을 한지로 바르고 난 후 문고리의 손이 자주 닿는 부위의 처리에는 꼼꼼하리만치 신경을 쓴다. 준비해둔 국화 잎사귀와 꽃잎을 넣고 이중으로 덧발라 문고리 부분이 찢어지지 않도록 특별 배려한다.
이제 창호지를 갈아붙인 네 짝의 한지 창에 국화꽃 잎까지 덧댄 외양이 마치 아씨가 입을 잘 마름질한 까실 까실한 한 벌의 치마저고리처럼 맵시가 있다. 뒷 봉창의 작은 문도 잊지 않고 떼어 정성껏 바른다.
네 귀퉁이 어디도 덜 바른 곳이 없나 꼼꼼히 챙겨 약간의 습기라도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볕에 넉넉히 한나절 그대로 둔다. 태양의 각도가 설핏 기울면 볕에 두었던 한지 창들이 제대로 말랐나 손바닥으로 알뜰히 쓸어본다.
온종일 따끈한 볕에 제대로 말라 손바닥으로 쓸어보는 감촉이 좋다. 한지 창을 가져다가 암수 돌쩌귀를 맞추어 두 짝의 창문을 양 손바닥 맞추듯 맞추어 본다.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양옆 문과 뒷 봉창까지 맞추어 놓고 보니 방이 한결 아늑하다.
이제 장판을 뜯어내고 새로 깔 차례다. 장판으로 쓰이는 두꺼운 종이를 골고루 풀칠을 하여 방바닥에 튼튼하게 붙인다. 네 귀퉁이까지 꼼꼼하게 붙이고 보니 초례청의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치를 부끄러운 신방 같다.
넉넉히 하룻밤쯤 아궁이에 불을 넣어 바닥을 굳힌 다음 노릇노릇한 콩기름을 따루어 솔로 여러 번 덧발라 마르면 또 바르고를 거듭한다. 편편한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쓸어본다. 어디고 할 것 없이 감촉이 좋다.
노릇노릇하게 콩댐한 방바닥에 오체투지로 누워본다. 亞字 한지 창으로 한번 걸러서 들어오는 빛은 백자 항아리의 우윳빛처럼, 지나치게 밝지도 흐리지도 않은 은은한 조선의 빛이다.
한지 창을 통해 전해지는 새벽은 심성에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문앞 감나무 가지에 까치가 앉아 꼬리를 까딱까딱하며 깍깍 우짖는 날이면 어디선가 반가운 손님이 든다고 했다.
장판방 아랫목에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한지 창에 덧댄 국화꽃 잎이 마치 여염집 아씨의 옷소매 같다. 어디엔가 있을 법한 그리운 빛깔이다. 열여섯 소년의 발그레한 볼에도 사랑이 찾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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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경주는 動的인 도시가 아닌 靜的인 도시다게 가면 시간도 고여있고유적들도, 역사의 발자취도적요의 공간에 고여있다사람들의 움직임조차도 정중동이다공간학적으로 비유하자면 대적광전의 고요 그 자체유적이라는 하드웨어에군데군데 개미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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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들이 (04-13 / 뉴스울산)
▲ 류윤모 논설실장 ⓒ 뉴스울산나른한 햇살 아래 봄풀 짙어 오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냉이 햇쑥이 겨우내 놓았던 입맛을 당겨올 것이다. 얼어붙었던 대지위에 사관을 틔우듯 피가 돌고 아지랑이 아롱거리며 온기가 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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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윤모/논설실장 ⓒ 뉴스울산/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어렴풋하다. 10대 후반 출가가 아닌 가출을 하여 강원도 일원을 떠돌고 있었다. 당시 왜 도시로 눈길이 쏠릴 산골 소년이 도시가 아닌 강원도까지 생뚱맞게 올라갔을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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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빈 방 한 칸 들여놓고 (01-09 / 뉴스울산)
▲ 류윤모 논설실장 ⓒ 뉴스울산번잡한 세속을 등지고 찾아간 사찰에서의 일박은 각별하다. 마치 밍밍한 수돗물만 마시다 심심산골 바위틈에서 샘 솟는, 뼈속까지 서늘해지는 감로수 한바가지를 단 숨에 들이켠 각성제 같은 느낌…

청도, 그 맑은 길을 따라 (07-25 / 뉴스울산)
청도, 그 맑은 길을 따라...구름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운문사는 있다. 울산을 뒤로하고 청도 그 맑은 길을 따라 행선을 잡는다.또는 고속도로를 타고 청도로 들머리를 잡으면 남해안의 어느 섬을 눈앞에 독대한 듯한 착각, 운문호를 마주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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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윤모 논설실장     다시 젊음이 찾아온다면 국토를 종단하는 도보여행을 꿈꿀 것이다. 사서 오랫동안 장롱 구석에 접어 넣어두었던 밀리터리룩 차림으로 벙거지 모자 푹 덮어쓰고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의 매미 소리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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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12-05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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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도화(人面 桃花) - 등려군의 노래 (11-01 / 뉴스울산)
한 청년이  청명절에  혼자 놀러 갔다가 복숭아꽃이 만발한 농장을 찾았다.몹시 목이 말라서  농장의 대문을 두드렸더니 복사꽃처럼 어여쁜 아가씨가 나와 맞이했다.물그릇을 가져오는 그 얼굴이 복사꽃처럼 곱고 발그레했다.몽매에…

조훈현과 서봉수 (09-09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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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 (08-24 / 뉴스울산)
 류윤모 논설실장  요즘은 시골 어딜 가나 집집마다 수도를 틀면 물이 좔좔좔 쏟아져 나오지만, 옛날에는 물을 길러 아낙네들이 빈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옹달샘으로 갔다. 옹달샘의 수호신처럼 오래 묵은 향나무가 있었고 샘물이 흘…

아라리 아라리, 정선 아리리 (08-18 / 뉴스울산)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 아우라지/ 뱃사공…

역사의 발자취에 스토리를 입히자. (07-29 / 뉴스울산)
제주 올레길이라는 생소한 코스가 관광객들을 이끄는 것을 시발로 전국의 산하에 수많은 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누가 뭘로 떼돈을 벌었다더라 하는 입소문을 타고 다같이 노래방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같이 쫄딱망하고 요즘은 원룸이 돈…

27 오만가지 생각의 休 (10-20 / 류윤모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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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낭만의 그 기차 여행 (05-22 / 류윤모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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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봄 나들이 (04-13 / 뉴스울산)
▲ 류윤모 논설실장 ⓒ 뉴스울산나른한 햇살 아래 봄풀 짙어 오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냉이 햇쑥이 겨우내 놓았던 입맛을 당겨올 것이다. 얼어붙었던 대지위에 사관을 틔우듯 피가 돌고 아지랑이 아롱거리며 온기가 풀리고…

24 나의 10대, 그리고 가출 (08-22 / 뉴스울산)
▲ 류윤모/논설실장 ⓒ 뉴스울산/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어렴풋하다. 10대 후반 출가가 아닌 가출을 하여 강원도 일원을 떠돌고 있었다. 당시 왜 도시로 눈길이 쏠릴 산골 소년이 도시가 아닌 강원도까지 생뚱맞게 올라갔을까. 지…

23 경주 기림사에 가서 (06-26 / 뉴스울산)
마음이 실 뭉치처럼 뒤엉켜 복잡하고 불안정할 때는 세파와 돌아앉은 산사를 찾는 힐링이 필요합니다. 울산에서 곱창 속 같은 강동 터널을 빠져나와 은박지처럼 빛나는 동해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코스는 쾌도난마의 일도양단, 잘 드는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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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마음에 빈 방 한 칸 들여놓고 (01-09 / 뉴스울산)
▲ 류윤모 논설실장 ⓒ 뉴스울산번잡한 세속을 등지고 찾아간 사찰에서의 일박은 각별하다. 마치 밍밍한 수돗물만 마시다 심심산골 바위틈에서 샘 솟는, 뼈속까지 서늘해지는 감로수 한바가지를 단 숨에 들이켠 각성제 같은 느낌…

20 볕 좋은 날 한지 亞字 창을 바르며 (11-16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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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청도, 그 맑은 길을 따라 (07-25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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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 여름 흙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07-18 / 뉴스울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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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여명은 한지 창으로 (05-02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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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규시 (子規詩) (04-04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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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서러운 남도의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02-19 / 뉴스울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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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간이역을 찾아서 (01-19 / 뉴스울산)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아득한선로 위에 없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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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로빈손 크루소 (12-11 / 뉴스울산 기자)
로빈손 크루소가 4년간 무인도에 갇혀 사람을 만날 수 없었지만 파도에 떠밀려온 배구공 하나를 주워 사람 얼굴을 그리고 윌슨이라 이름을 붙여 줍니다. 그리고는 작업을 할 때나 심심할 때 그 배구공에게 말을 건넵니다. 화가나면 자신을 무…

9 단테의 ‘신곡’ (12-05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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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인면도화(人面 桃花) - 등려군의 노래 (11-01 / 뉴스울산)
한 청년이  청명절에  혼자 놀러 갔다가 복숭아꽃이 만발한 농장을 찾았다.몹시 목이 말라서  농장의 대문을 두드렸더니 복사꽃처럼 어여쁜 아가씨가 나와 맞이했다.물그릇을 가져오는 그 얼굴이 복사꽃처럼 곱고 발그레했다.몽매에…

7 조훈현과 서봉수 (09-09 / 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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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옹달샘 (08-24 / 뉴스울산)
 류윤모 논설실장  요즘은 시골 어딜 가나 집집마다 수도를 틀면 물이 좔좔좔 쏟아져 나오지만, 옛날에는 물을 길러 아낙네들이 빈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옹달샘으로 갔다. 옹달샘의 수호신처럼 오래 묵은 향나무가 있었고 샘물이 흘…

5 산장의 여인 (08-21 / 류윤모)
생각해보면 사람의 운명도 어쩌면 평소 노래 부르는 대로 결정지어지는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한다.  ‘산장의 여인’ 을 부른 가수 권혜경은 외로운 산장의 여인이 되어 쓸쓸한 노후를 마감했고, 애절하 게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른…

4 아라리 아라리, 정선 아리리 (08-18 / 뉴스울산)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 아우라지/ 뱃사공…

3 역사의 발자취에 스토리를 입히자. (07-29 / 뉴스울산)
제주 올레길이라는 생소한 코스가 관광객들을 이끄는 것을 시발로 전국의 산하에 수많은 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누가 뭘로 떼돈을 벌었다더라 하는 입소문을 타고 다같이 노래방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같이 쫄딱망하고 요즘은 원룸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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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금융권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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