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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 그리울때 보아라
  
  글쓴이 : 금응종 주필     날짜 : 19-01-13 19:52    

아비 그리울때 보아라

옛날 여성들의 혼수품 중에는 반드시 소설책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소설 책값이 너무 비싸서 살 형편이 못되는 집에서는 공책을 만들어 소설을 빌려다가 붓으로 한글자 한 글자 직접 써서 베꼈다.

이렇게 붓으로 베긴 소설책을 필사본 소설이라고 부른다. 그 많은 분량의 소설을 다 베껴 쓰고 나면 소설끝에다 몇 마디씩 쓰게된 연유나 쓰면서 느낀 생각들을 몇 줄씩 써서 남겼다. 다음은 (임경업전) 이라는 고전 소설의 끝에 누군가가 쓴 글이다.

병오는 2월에 조씨 집안에 시집을 간 딸이 자기의 동생의 결혼식을 맞아 친정집으로 와 임경업전을 베껴 쓰려고 시작하였으나 미처다 베끼지 못하고 시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제동생을  시켜서 베겨 쓰게하고, 사촌 동생과 삼촌과 조카들도 글시를 중간 중간에쓰고 , 늙은 아비도 아픈중에 간신히 서너장 베껴 썼으니, 아비그리울때 보아라 늙은 아비가 시집간 딸을 위해소설책을 베긴 뒤에 써준 글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소설책 한권도 혼수로 장만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시집갔다가 동생의 결혼식 때문에 오랫만에 친정에 온 딸이 집에있는 소설책을 만지작 거리더니 베껴갈 결심을 비친다.

그렇지만  날짜가 촉박해서 소설 베껴쓰기를 다 못 끝난채 시댁으로 돌아가자, 아버지는 딸을 위해 이소설책의 나머지 부분을 베껴 써줄 생각을 한 것이다. 집에 있는 책을 그냥 주지못한 것으로 보아 그책은 눅에게서 빌려 온 모양이다.  

필사가 끝나 책을 매면서 아버지는 딸에게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위의 글을 쓰고 나서 맨 끝에 이렇게 썼다.

" 아비 그리울때 보아라" 이 얼마나 가슴 뭉클한 말인가?

딸은 어느날 친정에서 보내온 소설책을 받아 친정 아버지가 생각나면 이 소설책을 꺼내서 거기에 쓰여진 동생의 필체와 삼촌 사촌 동생그리고 아버지의 글씨를 보며 눈물 지었을 것이다.

아비 그리울 때 보아라 라고 쓴 아버지의 글 을 볼때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울었을 것이다. 이럴때 소설책은 단순히 그냥 책이 아니다,

아버지와 딸 사이의 애틋한 정이 담긴 부성애의 정표이다.

본인에게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편지 한통이 남아 있어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가끔 꺼내 볼때가 있다. 왜그리 가슴이 먹먹하고눈물이 나는지 마지막 유일한 유품이라고 생각에서인지 부모님의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자식들은 바른 심성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가 있었다.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일을 하시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힘이 절로 솟았던 것이다 부모는 그렇게 뒤에서 자식들의 든든한 울타리가되어 주셨던것이다.

한없이 아버지가 보고싶고 그리운 날이다. 

금응종/논설위원

< 뉴스울산=금응종 주필 newsulsan@hanmail.net> >>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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